‘국가 장악’ 청문회 증언 이틀 앞두고… 남아공 고위 경찰 간부 피격 ‘중태’

부패 혐의 정직 중인 페로즈 칸 소장, 귀가 길 기습 매복 총격 받아...정·재계 유착 폭로 막기 위한 ‘정치적 암살’ 의혹… 전담 태스크포스 전격 투입

유호근 남아공 선교사 | 기사입력 2026/06/29 [23:01]

‘국가 장악’ 청문회 증언 이틀 앞두고… 남아공 고위 경찰 간부 피격 ‘중태’

부패 혐의 정직 중인 페로즈 칸 소장, 귀가 길 기습 매복 총격 받아...정·재계 유착 폭로 막기 위한 ‘정치적 암살’ 의혹… 전담 태스크포스 전격 투입

유호근 남아공 선교사 | 입력 : 2026/06/29 [23:01]

 [신문고뉴스] 요하네스버그 유호근 기자 = 국가적 규모의 정·관계 부패를 조사 중인 위원회 증언을 불과 이틀 앞두고,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SAPS) 범죄정보기획부(Crime Intelligence)의 고위 간부가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사법 체계와 국가 조사 기관을 정면으로 겨냥한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지 사회에 엄청난 파장이 일고 있다.

 

▲ 사건 현장을 통제 중인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SAPS) 차량 ▪︎ 사진 출처: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청(SAPS) 공식 보도자료 및 가우텡주 경찰 수사대 제공 (현지 언론 배포용)     

 

남아공 경찰 당국과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월 28일(일요일) 밤 11시경 요하네스버그 호턴(Houghton)의 3번가(3rd Avenue)에 위치한 페로즈 칸(Feroz Khan) 소장의 자택 앞에서 발생했다.

귀가 길 자택 앞 매복 기습… 최소 2발 총상 후 중태

 

​부패 혐의로 정직 중이던 칸 소장은 자신의 스즈키 발레노 차량을 몰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현장에 잠복해 있던 흰색 차량에서 내린 괴한 2명은 칸 소장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후 현장에서 도주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9mm 권총 탄피 다수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하복부 등에 최소 2발의 총상을 입은 칸 소장은 즉시 인근 넷케어 밀파크 병원(Netcare Milpark Hospital)으로 이송되어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위독한 상태(Critical condition)인 것으로 전해졌다.

 풀렝 딤파네(Puleng Dimpane) 남아공 경찰청장 대행(중장)은 이번 사건을 "국가 사법 질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최고 수준의 수사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가우텡주 독립수사국(Hawks)과 범죄정보기획부(CI)는 물론, '정치적 살인 전담 태스크포스(PKTT)'가 수사팀에 전격 합류하여 배후 추적에 나섰다.

 

'국가 장악 의혹' 마들랑가 청문회 폭로 막으려 했나

 

​현지 여론이 이번 피격 사건을 단순 강력 범죄가 아닌 '정치적 암살 미수'로 보는 결정적인 이유는 칸 소장의 청문회 증언 일정 때문이다.

 

칸 소장은 사흘 뒤인 7월 1일(수요일), 남아공 정·재계와 범죄 조직 간의 유착을 파헤치는 고위급 조사 기구인 '마들랑가 조사위원회(Madlanga Commission of Inquiry)'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었다.

 앞서 칸 소장은 범죄정보기획부 내에서 약 6억 랜드 규모의 비밀 자금(Flush fund)을 횡령·유용한 부패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정직 처분을 받았으며, 지난 5월에는 불법 귀금속 밀매 조직과의 연루 혐의로 체포되었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

 당초 위원회는 칸 소장을 상대로 야당 경제자유전사(EFF)의 줄리어스 말레마 당수, 담배 재벌 모하메드 '모' 사예드 등 정·재계 거물들과 범죄 카르텔 간의 유착 관계를 집중 신문할 계획이었다.

 

특히 지난 달 압수된 칸 소장의 개인 전자기기 내부 파일들이 이미 위원회에 제출된 상태였는데, 그는 최근 법정에서 "이 기기 안의 정보가 공개되면 많은 사람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언급하며 극도의 신변 위협을 토로한 바 있다.

내부 고발자 잔혹사… "증인 보호 체계 무너졌다" 비판 고조

 

 ​마들랑가 청문회 관련 인물이 테러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청문회에서 가명(증인 D)으로 비리 의혹을 증언했던 전직 정보요원 마리우스 반 더 메르베(Marius van der Merwe)가 브락판에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까지 나서 유감을 표명하고 내부 고발자 보호 조치 강화를 약속했으나, 핵심 증인인 칸 소장마저 청문회를 코앞에 두고 피습당하면서 정부의 증인 보호 체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경찰 당국은 "사건의 시점을 두고 배후에 대한 대중의 추측이 쏟아지고 있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떠한 예단도 하지 않고 오직 과학적 수사 결과와 증거에 따라 엄정하게 배후를 밝혀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신문고뉴스 유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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