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중동 정세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도 국내 증시가 수출 호조와 반도체주 반등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초대형 반도체주에 집중됐던 시장의 온기가 중소형주와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증시가 본격적인 ‘순환매 장세’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5.87포인트(0.73%) 오른 6,345.53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 만에 6,3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역시 3.37포인트(0.39%) 상승한 857.84로 장을 마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코스피는 이날 중동발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59.60포인트(0.95%) 떨어진 6,240.06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장중 낙폭을 모두 만회하고 상승세로 돌아서며 6,300선을 탈환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약 450억원과 305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약 71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21조9,403억원으로 전날보다 약 2조원 늘었다.
수출이 분위기 바꿨다…반도체 수출 155% 급증
장 초반 시장을 짓눌렀던 중동 리스크를 밀어낸 것은 이날 발표된 8월 초 수출 실적이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1~10일 수출액은 통관 기준 213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 증가했다. 8월 초순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1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55% 증가하면서 시장의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최근 조정을 받았던 대형 반도체주도 반등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4.13% 상승했고 SK하이닉스도 장 초반 약 3% 하락에서 벗어나 0.35%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가 메모리 가격 정점 통과에 대한 우려를 일부 완화시킨 것으로 평가했다.
제약과 IT서비스, 보험 등도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 제약은 3.02%, IT서비스 2.73%, 보험은 2.47% 상승했다. 반면 운송장비·부품은 3.37%, 금속은 2.67%, 음식료·담배는 2.41% 하락하며 업종별 차별화가 뚜렷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갈등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동 정세에 따라 국제유가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8월 들어 코스피는 떨어졌는데 종목 10개 중 9개는 올랐다 최근 증시에서 더욱 눈에 띄는 변화는 지수와 개별 종목 수익률 사이의 괴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1일까지 코스피는 3.8%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 가운데 87.5%인 824개 종목은 오히려 상승했다. 하락 종목은 88개로 9.3%, 보합은 30개로 3.2%에 불과했다. 말 그대로 상장 종목 10개 가운데 거의 9개가 오른 셈이다.
지수를 끌어내린 주된 원인은 이른바 ‘삼전닉스’로 불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삼성전자는 8.8%, SK하이닉스는 17.1% 하락했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워낙 큰 탓에 상당수 종목이 상승했음에도 코스피 전체 지수는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상승 종목의 강도는 상당했다. 이달 들어 5% 이상 오른 종목이 571개로 전체의 60.6%,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도 319개로 33.9%에 달했다. 단순히 일부 낙폭과대주가 반등한 수준을 넘어 상승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대형주 -4.9%인데 중형주 +10.4%…순환매 본격화
규모별 지수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된다.
8월 들어 대형주 지수가 4.9% 하락한 반면 중형주 지수는 10.4%, 소형주 지수는 9.1% 상승했다. 코스피200 중소형주 지수도 12% 뛰었으며, 코스피200 구성 종목을 제외하고 산출한 ‘코스피200 제외 코스피’ 지수 역시 9.9% 상승했다.
상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쏠렸던 자금이 차익실현 이후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던 중소형주와 소외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현상은 동일가중지수에서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동일가중지수는 시가총액 규모와 관계없이 모든 구성 종목에 같은 비중을 부여하기 때문에 소수 초대형주의 움직임보다 시장 전체 종목의 흐름을 살펴보는 데 유용하다.
이달 코스피200이 5.7% 하락한 것과 달리 코스피200 동일가중지수는 8.1% 상승했다. 두 지수의 수익률 차이가 무려 13.8%포인트에 이른다. 코스피100 역시 6.2% 하락했지만 동일가중지수는 6.3% 상승했고, 코스피50은 7.2% 떨어진 반면 동일가중지수는 4.3% 올랐다.
결국 최근 코스피의 조정이 시장 전체의 약세라기보다는 시가총액 상위 초대형 반도체주의 조정이 지수를 끌어내린 결과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코스닥도 상승…개인 4,351억원 순매수
코스닥 역시 변동성이 큰 하루를 보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5.88포인트(0.69%) 내린 848.59로 출발한 뒤 장중 한때 1.64% 하락했다가 2.42% 상승하는 등 큰 폭으로 움직였다. 결국 장 막판 상승세를 지키면서 3.37포인트(0.39%) 오른 857.84로 마감했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4,351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600억원과 966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주 등이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지수 하단을 지지했다.
원·달러 1,416원…10개월 만에 최저 수준
외환시장도 증시에 우호적인 흐름을 보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2.4원 내린 1,416.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일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은 1,419.0원으로 출발한 뒤 장중 1,412.2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관련 자금 등이 달러 공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통화 긴축 전망이 후퇴하면서 달러인덱스가 100선 아래에 머문 점도 원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시장 변동성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11% 하락한 61선에서 마감하며 지난 5월 초 수준까지 내려왔다.
‘삼전닉스 장세’에서 ‘확산 장세’로…추세 지속 여부가 관건
이날 시장을 종합하면 국내 증시는 중동 리스크와 반도체 대형주의 조정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시장 내부의 상승 동력이 오히려 넓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증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초대형 반도체주 중심의 ‘쏠림 장세’였다면 8월 들어서는 헬스케어와 건설, 화학, 중소형주 등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종목으로 매수세가 이동하고 있다. 실제 코스피 지수 하락에도 대부분의 종목이 상승하고 동일가중지수가 시가총액가중지수를 크게 앞서는 현상은 이 같은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만 현재의 순환매를 새로운 강세장의 출발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기존 주도주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낙폭과대주와 소외 업종으로 일시적으로 이동하는 과정일 가능성이 있고, 호르무즈 해협과 미국·이란 관계 등 중동 변수가 여전히 시장의 주요 불확실성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증시의 방향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조정을 끝내고 다시 시장의 중심을 잡을지, 그리고 현재 나타나는 중소형주·소외주 순환매가 지속 가능한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코스닥 #증권시장 #주식시장 #증시시황 #코스피6300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전닉스 #반도체 #반도체수출 #수출호조 #순환매 #중소형주 #동일가중지수 #호르무즈해협 #중동리스크 #원달러환율 #외국인투자 #한국증시 <저작권자 ⓒ 신문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