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택공급 ‘그린벨트 카드’ 만지작…7만3000가구+α 이르면 9월 발표

내곡·세곡·수서차량기지·방이동 등 후보지 거론…서울 등 수도권 그린벨트 503.82㎢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훼손돼 보존가치 낮은 지역 우선”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26/08/16 [18:11]

정부, 주택공급 ‘그린벨트 카드’ 만지작…7만3000가구+α 이르면 9월 발표

내곡·세곡·수서차량기지·방이동 등 후보지 거론…서울 등 수도권 그린벨트 503.82㎢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훼손돼 보존가치 낮은 지역 우선”

김혜령 기자 | 입력 : 2026/08/16 [18:11]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7만3000가구+α’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이르면 오는 9월 추가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과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서울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송파구 방이동 등 강남권을 중심으로 이미 훼손됐거나 녹지 기능이 상대적으로 낮은 그린벨트 지역이 신규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보존가치가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 용지를 확보하면서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 서울지역 그린벨트 현황     

 

정부의 ‘8·13 주택공급 대책’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우선 서울 강서구와 경기 남양주시·광주시 등 3개 지역에 신규 택지를 조성해 오는 2030년까지 2만7000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당초 대책 발표 전에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을 비롯해 경기 하남시 감북·초이동 등 과거부터 주택 공급 가능성이 제기됐던 지역들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제외됐다.

 

대신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행정절차 등을 거쳐 입지가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7만3000가구 이상의 신규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를 최대한 신속하게 추가 발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 19개 자치구 녹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그린벨트 해제 사전작업 주목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도 추가 공급 후보지 발표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신규 택지 발표에 따른 투기성 토지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13일 서울 강서구와 경기 남양주시·광주시 일대 49.41㎢를 오는 2031년 8월17일까지 5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서울과 서울 인접 지역의 그린벨트 503.82㎢도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서울에서는 중구·용산구·성동구·동대문구·영등포구·동작구 등 6개 자치구를 제외한 19개 자치구의 녹지가 포함됐다.

 

서울과 경계를 맞댄 인천 계양구를 비롯해 경기 성남·의정부·안양·부천·광명·고양·과천·구리·하남·김포시 등의 관련 부지도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됐다.

 

정부가 대규모 지역을 선제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발표될 신규 공공주택지구 상당수가 서울과 서울 인접 그린벨트에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윤덕 장관 “이미 훼손된 땅부터”…강남권 그린벨트 후보로 거론

 

정부가 검토하는 핵심 원칙은 그린벨트 가운데 녹지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거나 보존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을 우선 활용하는 방안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그린벨트 지역 가운데 상당 부분 훼손돼 본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서울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자곡동 일대, 수서차량기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남측 지역 등이 다시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 하남시 감북동과 초이동 역시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 지역은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전력이 있어 향후 정부의 선택 여부가 관심사다.

 

다만 내곡·세곡·수서차량기지·방이동 일대에는 상대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도 일부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구체적인 해제 범위를 둘러싼 환경성 검토와 관계기관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용산공원도 주택공급 카드로 검토…정부·서울시 입장차

 

그린벨트가 아닌 용산공원 일대도 정부의 도심 주택 공급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용산어린이정원에 국한하지 않고 용산공원 전체를 놓고 주택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의 대규모 국유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산공원은 미군 반환 부지 협의와 토지 오염 정화, 공원 조성 계획 변경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서울시도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이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도심 녹지라는 점을 들어 주택 공급을 목적으로 공원 기능을 훼손하는 방안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녹지 훼손보다 도심 정비사업”…정부와 서울시 협의 변수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둘러싼 가장 큰 변수는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방송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녹지를 훼손하는 방식의 주택 공급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도심 주택 공급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반면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신규 택지 확보 역시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 시장의 협의 결과가 향후 서울지역 신규 택지 선정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지난달 24일 오 시장과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오는 20일에도 다시 만나 관련 현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서울시와 최대한 합의점을 찾겠다는 방침이지만 현행 개발제한구역 관련 제도상 국가계획과 연계된 사업의 경우 정부가 직접 도시·군 관리계획 입안에 나설 수 있어 협상이 결렬될 경우 정부 주도로 사업이 추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공급 속도’…정부, 최단기 착공 모델 적용 추진

 

정부의 또 다른 목표는 공급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공주택을 공급하려면 통상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환경·교통 등 각종 영향평가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신규 택지를 발표하더라도 입주까지 장기간 소요될 경우 단기적인 집값 안정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정부는 공공주택지구 지정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는 ‘최단기 착공 모델’을 활용해 기존 약 68개월이 걸리던 착공 기간을 37개월 수준까지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보금자리주택 사업처럼 후보지 발표 이후 신속하게 지구 지정과 보상, 착공 절차를 밟을 경우 실제 공급 이전에도 주택 대기수요를 형성해 시장의 매수 심리를 일정 부분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정부 측 판단이다.

 

특히 신규 공공주택에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대상으로 한 우선 공급을 확대할 경우 최근 수도권 주택 매수시장에서 비중이 커진 30대 실수요층의 불안 심리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결국 정부의 서울 주택공급 정책은 **‘보존가치가 낮은 그린벨트 활용’과 ‘도심 유휴부지 발굴’, ‘공공주택 공급기간 단축’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구체화될 전망**이다.

 

다만 서울시가 그린벨트와 용산공원 등 주요 녹지 훼손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실제 어느 지역을 신규 택지로 확정할지, 서울시와 어느 수준까지 합의를 이끌어낼지가 최대 관건이다.

 

정부가 예고한 ‘7만3000가구+α’ 신규 공공주택지구의 구체적인 입지와 공급 물량이 이르면 9월 공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울 강남권과 서울 인접 수도권 그린벨트의 향방에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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