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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 북도면 시도리 앞바다에 조성된 임시진입로를 둘러싼 건설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이 단순한 토양오염 논란을 넘어 심각한 해양 생태계 훼손 문제로 번지고 있다.
특히 해당 제방이 만조 때 바닷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 다시 드러나는 구조인 만큼, 제방 내부에 섞여 있는 각종 폐기물과 오염물질이 지속적으로 바다와 갯벌로 흘러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환경단체들은 “오염물질을 바다 한가운데 쌓아놓고 나중에 철거하면 된다는 식의 인식 자체가 위험하다”며 시행사와 시공사에 대한 해양경찰의 즉각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환경부 등록 비영리 민간단체 글로벌에코넷과 환경지킴이장애인연합회는 19일 옹진군 및 시행·시공사와 함께 진행한 현장 굴착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당 임시제방을 사실상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오염 둑’이라고 규정했다.
이들 단체는 20일 해양경찰청에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하고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만조 때 바닷물에 잠기는 500m 제방…오염물질 바다 유출 가능성
환경단체에 따르면 문제의 임시진입로는 약 500m에 달하며 만조 때 상당 부분이 바닷물에 잠긴다.
바닷물이 제방 내부까지 스며든 뒤 썰물 때 다시 빠져나오는 과정이 반복될 경우, 토사에 포함된 오염물질이나 폐기물 성분이 그대로 갯벌과 바다로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환경지킴이장애인연합회 오석훈 회장은 “현장에서는 폐비닐과 플라스틱, 폐철재, 유리 조각 등 정상적인 토사로 보기 어려운 물질이 다수 확인됐다”며 “이런 폐기물이 바닷물과 반복적으로 접촉한다면 해양오염 가능성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굴착 주변 갯벌 일부에서는 검게 변색된 모습까지 확인됐다”며 “단순히 보기 좋지 않은 수준이 아니라 갯벌 생태계 자체가 훼손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이 촬영한 영상과 현장에서는 조류 사체까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들은 주변 어패류 감소 여부와 수산자원 피해 가능성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악취에 검은 폐토사·이물질까지…“이게 어떻게 정상적인 순환토사인가”
시공사 측은 해당 임시진입로에 사용된 토사가 향후 철거될 ‘순환 토사’라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굴착 현장에서 확인된 상태를 보면 이 같은 해명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19일 현장 굴착 과정에서는 악취가 발생했고 토사 내부에서 검은색 폐토사와 도자기 조각을 비롯한 각종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글로벌에코넷 김선홍 상임회장은 “정상적인 순환골재와 각종 건설폐기물 및 이물질이 뒤섞인 토사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바다에 쌓아놓고 나중에 걷어내면 된다는 발상은 해양환경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의식조차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바다는 거대한 세척장이 아니다”며 “오염물질이 한 번 갯벌과 해수로 흘러들면 제방을 철거한다고 해서 이미 발생한 환경 피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오염시켰다가 철거하면 끝” 논리 성립 안 돼
환경단체들은 이번 사안의 핵심은 임시도로가 향후 철거되는지 여부가 아니라 현재 해양오염이 발생하고 있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특히 만조와 썰물이 하루에도 반복되는 갯벌 환경에서는 오염원이 지속적으로 바닷물과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육상에 방치된 폐기물보다 오히려 오염 확산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환경단체들은 “임시시설이라는 이유로 환경기준 적용이 느슨해진다면 결국 바다에 폐기물을 쌓아도 나중에 치우기만 하면 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염도 평균 내 적합 판정 안 돼”…시료별 개별검사 촉구
향후 진행될 토양 및 폐기물 성분 분석 과정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에코넷은 오염도가 높은 토사와 상대적으로 깨끗한 토사를 한데 섞어 평균값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적합 판정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천 행·의정감시네트워크 역시 “채취한 3곳의 시료는 반드시 각각 독립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단 한 곳이라도 기준치를 초과한다면 해당 구간의 불법 매립 여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염도가 높은 지점과 낮은 지점을 섞어 평균값으로 희석하는 방식이 적용된다면 현장의 실질적인 오염 상태를 왜곡할 우려가 있다”며 무관용 원칙에 따른 조사를 촉구했다.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여부 조사 요구…해경 수사 촉구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는 육상에서 발생한 폐기물이나 오염물질을 해양으로 유출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는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여부도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해양환경관리법 제22조상 해양 배출 금지 규정과 공유수면 성토 과정에서 적용되는 관련 환경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은 시행사와 시공사가 실제 어떤 종류의 토사를 반입했는지, 반입 과정에서 폐기물이 혼입됐는지, 오염물질이 실제 해수와 갯벌로 유출됐는지 등을 수사기관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적합 판정이 나올 경우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취지의 시공사 측 입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환경단체들은 “환경오염 가능성을 제기하는 시민사회를 법적 대응으로 압박할 문제가 아니다”며 “오히려 객관적인 조사와 검사 결과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은 단순한 건설현장 관리 문제가 아니라 서해 갯벌과 해양 생태계를 지킬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해양경찰은 오염원이 실제로 바다에 유출됐는지 여부를 포함해 시행사와 시공사의 책임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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