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 ‘제동’…김민석 이어 경실련도 재검토 촉구

대통령 우파 포용 의지에 공직자윤리위도 취업 승인으로 대통령 최종 인준만 남아…청와대 판단 주목
김민석, 이 대통령 독대서 “임명하지 않는 게 좋겠다” 건의...경실련 “의료민영화 주장, 적십자 인도주의 가치와 배치”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6/08/27 [13:33]

인요한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 ‘제동’…김민석 이어 경실련도 재검토 촉구

대통령 우파 포용 의지에 공직자윤리위도 취업 승인으로 대통령 최종 인준만 남아…청와대 판단 주목
김민석, 이 대통령 독대서 “임명하지 않는 게 좋겠다” 건의...경실련 “의료민영화 주장, 적십자 인도주의 가치와 배치”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6/08/27 [13:33]

[신문고뉴스] 이재상 기자 =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취임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인 전 의원을 임명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직접 전달한 데 이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인준 중단을 공개적으로 촉구하면서 이 대통령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대한적십자사 차기 회장에 추천된 인요한 전 국민의힘 의원     ©자료사진

 

대한적십자사는 지난 6월 중앙위원회 의결을 통해 인 전 의원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후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24일 인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취업을 승인하면서 대통령의 최종 인준 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그러나 여권 내부와 시민사회에서 잇따라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인준을 둘러싼 정치적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김민석, 대통령 독대서 “인요한 임명하지 않는 게 좋겠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 신임 지도부의 청와대 만찬 이후 가진 별도 면담에서 인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을 재고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6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께서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만찬 회동 이후 따로 이 대통령과 시간을 가졌다”며 김 대표가 인 전 의원 문제를 직접 건의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김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당 안팎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인요한 전 의원을 대한적십자사 회장에 임명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김 대표의 건의에 어떤 답변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박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의 반응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말씀만 드렸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이 같은 건의는 인 전 의원의 과거 정치적 행보와 의료정책 관련 발언 등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와 지지층에서 제기된 반대 여론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 전 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으로,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당시 대통령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점 등을 놓고 여권 일각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경실련도 반대…“적십자 정신과 정면 배치”

 

시민사회에서도 인준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경실련은 26일 ‘이재명 대통령은 인요한 전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준 강행을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 대통령에게 인준 재검토를 요구했다.

 

경실련은 정치적 이력보다는 인 전 의원이 과거 밝혀온 의료정책에 대한 입장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경실련은 “인 전 의원은 과거 공공의료 체계를 부정하고 의료민영화를 옹호하는 발언을 반복하며 공익적 가치를 우선해야 할 의료정책에 대한 철학의 부재를 드러내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 전 의원이 과거 한국 건강보험 제도를 비판하면서 민간의료보험 확대와 영리병원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며 "이러한 입장이 대한적십자사의 공공·인도주의적 성격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대한적십자사는 정치적·사회적 조건과 관계없이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보호하는 인도주의 기관”이라며 “전쟁과 재난, 질병 앞에서 취약계층의 곁을 지켜온 적십자사의 핵심 가치는 지불 능력과 무관하게 의료 지원이 필요한 모두를 돕는 데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 전 의원이 국민건강보험의 공공성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영리병원과 민간보험 확대를 주장해왔다는 점을 들어 “인도주의를 본분으로 삼는 대한적십자사의 수장에 오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공직자윤리위 취업 승인도 문제 제기

 

경실련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경실련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인 전 의원의 취업심사를 한 달이나 미루고도 이러한 논란에 대한 납득할 만한 판단 기준과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검증 없이 취업을 승인한 것은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통령을 향해 “지금이라도 인 전 의원의 회장 인준을 재검토하고 대한적십자사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납득할 만한 인물을 인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 최종 인준 앞두고 여권 내 논란 확산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중앙위원회에서 선출된 뒤 대통령의 인준을 받아 취임한다. 인 전 의원은 대한적십자사 중앙위원회 선출과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통과한 만큼 현재 대통령 인준이 마지막 관문으로 남아 있다.

 

이에 이번 논란의 초점은 이 대통령이 예정대로 인 전 의원을 인준할 것인지, 아니면 여당 대표와 시민사회의 반대 의견 등을 고려해 재검토에 나설 것인지에 맞춰지고 있다.

 

특히 김민석 대표가 공개적인 당 차원의 논평을 넘어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에서 직접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향후 청와대의 결정이 당·청 관계와 여권 지지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국민통합 차원에서 보수진영 인사들을 중용하는 흐름에 대한 지지층의 불만도 이번 논란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반면 대한적십자사 회장 인선을 정치적 진영 논리로만 판단해서는 안 되며 후보자의 전문성과 기관 운영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점도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결국 인 전 의원을 둘러싼 논란은 정치적 이력뿐 아니라 과거 의료정책에 대한 입장과 대한적십자사의 공공·인도주의적 가치가 양립할 수 있느냐는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를 통과해 대통령의 최종 인준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직접 재고를 건의하고 시민단체까지 인준 중단을 요구하면서 이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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