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티베트 대홍수 사흘째 사망 552명…‘자연댐 호수’ 범람에 2차 홍수 공포로이터 “네팔 547명·티베트 5명 사망, 약 1천명 실종”…집계 기관 따라 피해 규모 큰 차이...호수 저수량 하루 새 최대 250만㎥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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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로이터통신의 최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발생한 대홍수로 네팔에서 547명, 중국 티베트에서 5명 등 최소 552명이 숨졌으며 양국에서 약 1천명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다만 현지 정부와 언론, 구조기관별 집계 시점과 방식이 달라 사망·실종자 수에는 상당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국 관영 CCTV가 전날 집계한 티베트 지룽현 실종자는 558명으로, 이 가운데 260명이 외국인이다. 네팔 측 실종자 중에도 외국인이 대거 포함돼 있으며 로이터는 전체 실종자 가운데 적어도 540명이 외국인이라고 전했다. 상당수는 힌두교 성지인 티베트 카일라스산과 마나사로바르호를 찾던 순례객들이다.
‘2차 홍수’ 실제 범람 시작…구조대까지 긴급 철수
28일 상황에서 가장 큰 변수는 1차 대홍수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거대한 자연댐 호수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6일 빙하와 산체가 무너지면서 엄청난 양의 암석과 얼음, 진흙이 계곡을 휩쓸었고 이 잔해가 강을 가로막으면서 국경 일대에 기존에는 없던 호수가 형성됐다. 네팔과 중국 당국은 이 자연 제방이 갑자기 무너질 경우 이미 초토화된 하류 지역에 다시 거대한 물폭탄이 덮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우려는 28일 현실적인 위기로 바뀌었다.
문제의 호수에 저장된 물은 전날 약 150만~200만㎥에서 28일 250만㎥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결국 자연 제방을 넘어 범람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넘친 물은 렌데콜라(Lhende Khola)강을 거쳐 트리슐리강으로 흘러들었다.
갑작스러운 범람 소식에 네팔 당국은 홍수 경보를 발령하고 구조작업을 약 3시간 동안 중단했다. 중국 역시 자연댐 붕괴 가능성을 우려해 현장 구조인력과 차량을 모두 안전지대로 철수시켰다.
MBC는 지룽 국경검문소 상류에서 호수가 범람하기 시작하면서 네팔 라수와 지역 구조작업이 중단되고 주민들이 고지대로 대피했으며, 중국 측 구조인력과 차량 역시 안전지역으로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28일 거론되는 ‘2차 홍수’는 단순히 새로운 폭우가 내리는 상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1차 재난 때 쌓인 토사·암석·얼음이 강을 막아 자연댐을 만들고, 그 뒤에 고인 막대한 물이 넘치거나 자연 제방 자체가 한꺼번에 붕괴하면서 또다시 급류가 하류를 덮칠 가능성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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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최악 고비 넘겼나…중국 “위험 관리 가능한 수준”
다만 28일 오후로 접어들면서 2차 홍수 위험은 일단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당국은 자연댐 호수의 범람 상황을 분석한 결과 위험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고, 중단했던 구조작업을 재개했다. 중국 CCTV는 이날 정오께 상류 자연댐 호수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하면서 지룽 산사태 피해지역의 구조활동을 다시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네팔에서도 구조작업이 재개됐다. 네팔군 관계자는 로이터에 홍수 경보 이후 일시적으로 수색을 멈췄지만 실제 하류 수위 상승 폭은 약 2피트, 0.6m 정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2차 홍수 위험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로이터와 중국 CCTV 등에 따르면 네팔과 중국 국경 양쪽에 대홍수 잔해로 만들어진 자연댐 호수가 형성됐으며, 물이 계속 유입되면서 자연 제방 붕괴 위험이 남아 있다.
중국 측 자연댐에는 향후 사흘간 약 300만㎥의 물이 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약 1천200개를 채울 수 있는 규모다. 이에 따라 양국 당국은 강 하류 주민과 구조대에 계속 경계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위성사진으로 드러난 원인…빙하뿐 아니라 산 자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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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원인에 대한 분석도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AP통신이 28일 보도한 위성사진 분석 결과에서는 단순히 빙하 일부만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니라 빙하 아래 기반암을 포함한 산비탈 자체가 대규모로 붕괴한 정황이 확인됐다.
AP통신은 캐나다 캘거리대 댄 슈거 교수와 프랑스 그르노블알프대 크리스틴 쿡 등 지형학자들이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거대한 기반암이 무너지면서 그 위에 있던 빙하까지 함께 계곡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엄청난 암석과 얼음이 가파르고 좁은 계곡으로 떨어지면서 막대한 운동에너지를 유지했고, 얼음이 녹은 물과 진흙·암석이 결합하면서 수층 높이 수m에 이르는 거대한 토석류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AP가 확인한 홍수 전후 위성사진에서도 트리슐리강의 폭이 크게 넓어지고 곳곳에서 범람한 흔적이 확인됐다. 강 주변 마을 상당 부분은 갈색 토사와 진흙에 뒤덮였다.
이는 재난 발생 초기 제기됐던 ‘지진에 의한 빙하 붕괴’ 설명보다 복잡한 지질학적 과정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현재 전문가들은 정확한 최초 붕괴 원인을 계속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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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9명 사흘째 연락두절…‘2차 홍수’가 구조작업까지 가로막아
한국인 실종자 수색도 28일 현재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사업에 참여하던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 등 한국인 9명은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별도로 고립됐던 한국인 10명 가운데 9명은 네팔군 헬기를 통해 안전지역으로 이동했다. 현지소장 1명은 현지 직원들과 함께 이동하기 위해 현장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가 급파한 합동 신속대응팀도 27일 밤 카트만두에 도착했지만 28일 오후까지 사고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와 두산에너빌리티, 한국남동발전은 현장 투입을 위해 모두 6대의 헬기를 임차했으나 네팔 군 당국이 2차 대홍수 가능성을 우려해 사설 헬기 운항을 통제하면서 운항 허가가 지연됐다.
시진핑, 빙하호·산사태·자연댐 감시 강화 지시
중국 지도부도 추가 재난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 수위를 높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중국 공산당 정치국 회의에서는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빙하호와 산사태 위험지역, 자연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네팔 피해지역에 대한 긴급 지원과 국제 재난협력 강화도 주문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27일 오후 티베트 지룽 피해지역을 직접 방문했다. 중국 정부가 이번 재난을 국가적 차원의 중대 재난으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제적 지원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지만 네팔 정부는 현재 외국 구조대의 직접적인 수색·구조 지원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로이터는 전했다. 이 때문에 카트만두에 도착한 한국 신속대응팀의 본격적인 현장 투입도 네팔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하면 28일 한때 우려됐던 자연댐의 전면 붕괴에 따른 대규모 ‘2차 홍수’는 발생하지 않았고, 범람으로 인한 하류 수위 상승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중단됐던 양국의 구조활동도 재개됐다.
하지만 자연댐과 새로 형성된 호수에 계속 물이 유입되고 있고, 이미 1차 홍수로 계곡과 강줄기의 지형 자체가 크게 변한 상태여서 추가 붕괴와 토석류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이번 재난은 실종자 수색과 함께 상류 자연댐과 빙하호의 수위 변화가 향후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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