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CEO 연임 제한 넘어 전반적 개혁 필요”

“금융사고·불법행위 때 성과보수 환수 근거 법률에 명시해야, 유럽식 세이온페이 도입…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다중대표소송 보완 필요”

김혜령 기자 | 기사입력 2026/08/31 [17:19]

경제개혁연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CEO 연임 제한 넘어 전반적 개혁 필요”

“금융사고·불법행위 때 성과보수 환수 근거 법률에 명시해야, 유럽식 세이온페이 도입…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다중대표소송 보완 필요”

김혜령 기자 | 입력 : 2026/08/31 [17:19]

[신문고뉴스] 김혜령 기자 = 경제개혁연대가 정부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와 관련해 CEO 연임 제한 문제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이사회의 독립성, 성과보수체계, 임원 책임성, 주주 견제 기능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 전반을 함께 손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8일 논평을 통해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선안 논의가 CEO 연임 문제에만 과도하게 집중해서는 안 된다”며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 제고, 성과보수 운용의 합리성 제고, 임원 책임성 강화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이 함께 심도 있게 논의돼야 한다”고 밝혔다.

 

▲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제53차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에서 '신규 민간위원 위촉 임명장' 전달 후 「제7차 금융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2026~2028)」 및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평가방안」 2개 안건에 대한 보고·심의를 진행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난해 말 정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 문제를 지적한 이후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받도록 하는 방안과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 성과급 환수, 세이온페이 도입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경제개혁연대의 입장이다.

 

“성과보수 환수제, 감독규정 아닌 법률에 명확히 담아야”

 

경제개혁연대는 우선 금융회사 임원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성과보수 환수제, 이른바 ‘클로백(clawback)’ 제도를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과보수 환수제는 CEO 등 임원이 회계부정이나 불법행위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실적을 부풀려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받은 경우 이를 사후 환수하는 제도다.

 

경제개혁연대는 미국의 경우 2010년 도드-프랭크법을 통해 관련 제도를 도입했고, 2023년 12월부터는 상장회사에 성과보수 환수정책을 의무화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회사에도 일부 유사한 제도가 시행 중이지만, 현재는 금융사지배구조법이 아닌 감독규정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연 성과보수의 조정이나 회계부정으로 과다 계상된 보수의 일부 조정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금융회사의 임원에게 장기적인 책임경영을 유도하려면 회계부정을 포함해 금융사고나 불법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미 지급된 성과급까지 환수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가 임원 보수 통제하는 유럽식 세이온페이 필요”

 

주주총회에서 임원의 보수정책과 실제 보수 지급 내역을 심의하는 세이온페이(say on pay) 제도 도입도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세이온페이에 대해 주주들이 매년 보수정책과 실제 보수집행 내역을 담은 보수보고서를 주주총회에서 심의·표결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연합,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에 가까운 제도라고 평가했다.

 

특히 단순히 주주총회에서 보수 내역을 설명하는 ‘보수설명제’와 세이온페이는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식 세이온페이는 주주총회 표결 결과가 회사에 대해 구속력이 없는 권고적 성격을 갖는 반면, 유럽식 제도는 보수정책에 대해서는 주주총회 결의에 구속력을 부여하고 보수보고서에 대해서는 권고적 효력을 부여하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임원 보수 산정에 대한 실질적인 주주 통제를 위해서는 단순한 보수설명제나 미국식 세이온페이보다 유럽식 세이온페이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주주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질 경우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단기적인 고수익을 위해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도록 보수체계가 설계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감독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EO 연임만 보지 말고 이사회 독립성 강화해야”

 

경제개혁연대는 정부의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 논의가 CEO 연임과 성과보수 문제에서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의 이사회가 경영진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도록 독립성과 다양성을 강화하고, 주주가 경영진을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개정된 상법과 금융사지배구조법 사이의 규율 차이를 해소하는 후속입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2025년 9월 개정된 상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회사에 대해 분리선출 방식으로 선임하는 감사위원의 수를 기존 1명 이상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했다.

 

반면 현행 금융사지배구조법은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가운데 1명 이상만 다른 이사와 분리해 선임하도록 하고 있어 오히려 일반 상장회사보다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규정이 약해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금융회사의 경우 일반 기업보다 강화된 지배구조 규율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감사위원 전원을 분리선출하거나 최소한 개정 상법 수준인 2명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지주 자회사 감시 위해 다중대표소송 요건 완화해야”

 

다중대표소송 제도의 보완 필요성도 제기했다.

 

다중대표소송은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임원의 위법행위로 회사가 손해를 입었을 경우 자회사 임원을 상대로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경제개혁연대는 금융회사의 경우 일반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때 필요한 지분요건이 비금융회사보다 대폭 완화돼 있지만, 다중대표소송에는 이러한 특례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금융회사 주주가 일반 대표소송을 제기할 경우 지분요건은 0.001% 수준이지만, 다중대표소송을 제기하려면 비상장 자회사는 1%, 상장 자회사는 6개월 이상 0.5%의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같은 요건이 금융회사 대표소송보다 최대 500배 높은 수준이라며, 금융지주회사가 완전자회사 형태로 금융회사를 소유하는 구조에서 다중대표소송의 실효성을 사실상 떨어뜨리는 장치라고 비판했다.

 

또 상장 금융회사 임원과 금융지주 완전자회사 형태의 비상장 금융회사 임원 사이에 책임 추궁 가능성의 차이가 발생해 형평성 문제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사지배구조법상 다중대표소송의 행사요건을 일반 대표소송과 같은 수준인 ‘6개월 이상 10만분의 1 이상 지분 보유’로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책임경영 실질화가 핵심”

 

경제개혁연대는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혁이 특정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문제나 임기 제한에만 머물 경우 실질적인 개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CEO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이사회 독립성 강화, 성과보수 환수, 주주의 보수 통제, 감사기능 강화, 자회사 임원 책임 추궁 등 여러 제도가 함께 작동해야 금융회사 경영진의 책임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제시했던 이사회 독립성, CEO 선임의 공정성과 투명성, 성과보수체계의 합리성 제고 방안이 충실하게 반영돼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에 종합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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