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옥 칼럼] 권력 앞에서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조국의 ‘공소 취소’ 경고, 이재명 정부를 위한 쓴소리...권력의 이해관계와 다른 목소리라도 배은망덕은 아니다.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기사입력 2026/09/03 [14:57]

[조찬옥 칼럼] 권력 앞에서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조국의 ‘공소 취소’ 경고, 이재명 정부를 위한 쓴소리...권력의 이해관계와 다른 목소리라도 배은망덕은 아니다.

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 입력 : 2026/09/03 [14:57]

[신문고뉴스] 조찬옥 칼럼 =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에 공개적으로 경고하면서 범여권 내부의 논쟁이 커지고 있다. 조 원장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여러 해석과 평가가 나오고 있다.

 

조 원장은 공소 취소 자체의 필요성을 무조건 부정한 것이 아니다. 조작 기소라는 사실이 먼저 확인돼야 하며, 특정 개인을 위해 법을 만드는 듯한 인상을 줄 경우 법적·정치적으로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이다.

 

▲ 조국 위원장 페이스북 대표 이미지     

 

정치는 동지의 언어만으로 성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권력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것은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 때 권력은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정치 역시 건강해질 수 있다.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 문제에 대해 내놓은 경고도 바로 그런 의미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 원장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를 무리하게 취소하려 할 경우 법적·정치적으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나는 이 발언을 환영한다. 그런데 왜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를 ‘배은망덕’이라고 공격하는가. 권력의 이해관계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동지가 아니라고 몰아붙이는 정치가 과연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는지 돌아봐야 한다.

 

정권을 위하는 길이 언제나 박수를 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오해다. 진정한 동지란 권력자가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권력자가 듣기 싫어하더라도 필요하다면 그것을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정권 아래에서 정치적·법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는 주장이 있었고, 당시 수사와 기소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도 철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다룰수록 더욱 원칙적이고 신중해야 한다.

 

억울하다면 법정에서 밝혀내면 되고, 조작 기소가 있었다면 증거를 통해 밝혀내면 된다. 검찰권이 남용됐다면 그 과정과 책임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법과 제도를 통해 책임을 묻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가 취해야 할 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니까 공소를 취소해야 한다”가 아니라 “누구의 사건이든 조작 기소라면 바로잡아야 한다”가 되어야 한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두 문장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전자가 특정인을 위한 정치로 비칠 수 있다면 후자는 제도와 원칙을 위한 정치다.

 

더구나 공소 취소는 단순한 정치적 선언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른 절차와 요건을 검토해야 하고, 재판 단계에 따라 법률적으로 따져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이미 상당 부분 재판 절차가 진행된 사건까지 특별법 등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면 위헌성이나 사법권 침해 등을 둘러싼 새로운 법적 논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어째서 대통령을 반대하는 일이 되는가.

 

오히려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말일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려면 대통령 주변에 ‘예스맨’보다 필요할 때 “아니오”라고 진언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권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에게 불편한 목소리를 듣기 어려워지는 속성을 갖는다. 측근은 충성을 이야기하고, 당은 단결을 강조하며, 강성 지지층은 때때로 비판을 배신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바로 그때 권력은 위험해질 수 있다. 역대 어느 정부든 권력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가 사라지고 비판을 적대시하기 시작한다면 국민과의 거리는 그만큼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 역시 이러한 전철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법무부 장관 인선과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 문제가 정치적으로 연결돼 해석되기 시작한다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 개인의 사법적 방패가 아니라 검찰개혁을 추진하면서도 동시에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하는 국가기관의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부당한 수사나 기소로 피해를 입었다면 그 진실을 밝히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사법부와 법무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훼손된다면 결과적으로 대통령과 정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오히려 정공법을 권하고 싶다. 윤석열 정권에서 이뤄진 수사와 기소 가운데 문제가 있었다면 낱낱이 밝히고, 조작 기소가 있었다면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국민 앞에 공개하며,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법에 따라 책임을 물으면 된다.

 

그리고 정말 법과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특정 대통령 한 사람에게 적용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일반적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특정인을 구제하는 정치보다 훨씬 강력하고 오래가는 정치가 될 수 있다.

 

대통령이 사법부를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정의로운 사법제도라면 대통령에게도 일반 국민과 같은 원칙이 적용돼야 하며, 이재명 대통령이 떳떳하다면 오히려 법과 원칙에 따라 진실을 밝히겠다는 자세가 정치적으로 더 강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나는 재판을 피하지 않는다. 진실은 법정에서 밝혀질 것이다.” 이런 메시지가 오히려 대통령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 권력은 재판을 없애는 것으로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법적 절차를 견뎌내고 법 앞에서 진실을 증명할 때 더욱 강해진다.

 

조국 원장의 이번 발언 역시 이재명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주장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이재명 정부가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한 번쯤 귀 기울여야 할 쓴소리이자 진언이라는 관점에서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민주당도 이제 ‘동지냐 아니냐’라는 좁은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진정한 동지는 대통령에게 무조건 박수만 치는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할 때 “멈추십시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권력이 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려 할 때 “법은 누구에게나 같아야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듣기 싫어하는 순간에도 “아니요,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권력 주변에 있어야 한다.

 

나는 이번 조국 원장의 진언을 바로 그런 의미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를 위한 충언으로 받아들인다. 이재명 정부가 진정 성공한 정부가 되기를 원한다면 권력 앞에서 침묵하는 사람보다 권력 앞에서 원칙과 진실을 말하는 사람을 가까이해야 한다.

 

대통령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패는 공소 취소가 아니라 법치주의다. 이재명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자산 역시 특정 사건을 없애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권력 앞에서도 법과 원칙을 지키는 대통령이었다는 역사적 평가를 남기는 데 있을 것이다.

 

민주당 권리당원으로서 이재명 정부의 무한한 성공을 기원한다. 성공한 정부는 비판을 막는 정부가 아니라 비판을 받아들이고, 그 비판 속에서 더 나은 길을 찾아가는 정부여야 한다.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조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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