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정점식 대표연설에 “극우 유튜버식 선동”...국힘, 60여차례 박수민주 “책임·대안 방기하고 저주만 난무”…“극우 유튜버로 전직했나”...혁신당 “집단 기억상실증”…진보당 “40분을 극단적 저주·조롱[신문고뉴스] 김영남 기자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를 ‘암장의 시대’로 규정하고 개헌 논의 거부와 보완수사권 부활, 사전투표제 폐지 등을 제안한 데 대해 정치권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원내대표의 연설 도중 60여 차례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범여권은 “극우 유튜버식 선동”, “집단 기억상실증”, “극단적 저주와 조롱”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의 사법·경제·부동산·안보·재정 정책을 전방위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암장’이라는 표현을 10차례 사용하고 이재명 대통령과 팬데믹을 합친 ‘잼데믹’을 언급하면서 현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 재산권, 참정권 등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연설 말미에는 “정치는 히틀러처럼, 경제는 차베스처럼, 임기는 푸틴처럼, 이것이 바로 이재명 정권”이라며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며 이재명 정부와 개헌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국민의힘, 60여 차례 박수…정점식 강경 대여투쟁에 호응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원내대표의 강도 높은 대여 공세에 적극 호응했다.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원내대표의 연설 도중 60여 차례 박수를 보냈다. 특히 정 원내대표가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정부의 부동산·재정정책 등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고성과 야유를 보내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맞받아치면서 본회의장이 여러 차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암장은 무슨 암장이냐”, “야당으로서 뭘 하겠다는 건지 얘기하라” 등의 항의를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맞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왜 소리를 지르느냐” 등으로 맞서면서 정 원내대표를 엄호했다.
이는 정 원내대표가 취임 이후 강조해온 강경 대여투쟁 기조가 이날 연설에서도 그대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사법개혁과 개헌 추진에 정면으로 반대하면서 보완수사권 부활, 사전투표제 폐지, 부동산 규제완화와 감세, 재정건전성 강화 등 보수 색채가 뚜렷한 정책을 제시했다.
다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정 원내대표의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 장 대표는 대한체육회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진입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으면서 본회의 일정을 취소했다.
민주당 “극우 유튜버로 전직했나…저주만 난무”
더불어민주당은 연설 직후 정 원내대표의 표현 수위와 정치적 메시지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옥문, 약탈, 소매치기, 사기극, 인질극, 이게 정말 국회에서 한 공당의 대표연설 맞느냐”며 “극우 유튜버의 자극적인 선동으로 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어 “제1야당으로서 책임감은 없이 스스로 소수당 운운하며 책임과 대안은 방기한 채 극우적 주장과 저주만 난무한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세계는 K-민주주의의 성숙함과 자정 능력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아직도 윤석열의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모습”이라며 정 원내대표와 국민의힘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연결해 비판했다.
특히 정 원내대표가 좌파와 공산당 등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민주당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규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정점식 원내대표도 선택해야 한다”며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아닌 극우 유튜버의 길을 갈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하루빨리 정치를 복원해 상극의 문이 아닌 상생의 문을 열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집단 기억상실증…윤석열 정부 책임부터 돌아봐야”
조국혁신당도 정 원내대표의 연설을 강하게 비판했다.
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 원내대표가 “집단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독설만 퍼부은 연설을 했다”고 평가했다.
임 대변인은 “불과 얼마 전까지 부정부패와 비리 의혹, 검찰 권력의 사유화로 국정을 마비시켰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과연 법치주의나 사법 정의를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현 정부의 사법제도 개편을 이 대통령의 ‘죄 지우기’라고 비판한 것을 겨냥해 “자신들의 권력형 비리와 주가조작·뇌물 수수 의혹에는 철저한 방탄으로 일관했던 정당이 정권이 바뀌자 사법 시스템의 정상화를 ‘죄 지우기’로 몰아세운다”며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정 원내대표가 제시한 정책 대안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강경숙 원내대변인은 “43분의 연설에서 대안은 찾기 어려웠고 조롱은 넘쳤다”며 정 원내대표가 이재명 정부를 히틀러·차베스·푸틴에 빗댄 것을 문제 삼았다.
특히 보완수사권 부활과 사전투표 폐지, 개헌 거부 등 정 원내대표가 제시한 정책을 겨냥해 “조롱은 대안이 아니다. 과거도 대안이 아니다”라며 “국민이 제1야당에 맡긴 것은 정부를 견제할 힘이지 국민이 심판으로 끝낸 것을 다시 세울 힘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일곱 개의 약속에 앞서 계엄을 낳은 자신의 정치를 반성하겠다는 약속부터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진보당 “40분을 극단적인 저주와 조롱으로 채워”
진보당 역시 정 원내대표가 제1야당의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정쟁적 언어에 집중했다고 평가했다.
노정현 진보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주어진 40분을 ‘지옥문’이니 ‘암장의 시대’니 하는 극단적인 저주와 조롱으로 꽉 채웠다”며 “국민의힘이 과연 누군가를 비판하고 훈계할 자격이 있는 정당이냐”고 반문했다.
노 수석대변인은 이어 “국민의힘은 견제와 대안 제시라는 원내 제1야당의 책무는 내팽개치고 사사건건 정권 공격용 정쟁에만 열을 올려왔다”며 “이번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그 절정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진보당은 특히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 및 이른바 ‘윤어게인’ 세력과 정치적으로 절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노 수석대변인은 “정치 퇴행의 장본인이 훈계하기 전에 부끄러운 자화상부터 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국민의힘의 자기반성과 노선 전환을 요구했다.
‘개헌·사법개혁·사전투표’ 놓고 선명해진 여야 전선
이날 각 당의 반응을 종합하면 정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을 계기로 정기국회를 관통할 여야의 주요 전선도 한층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개헌 문제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전날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도 권력 분산 등을 위한 개헌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정 원내대표는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고 못 박았다.
사법개혁 역시 핵심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사법제도 개편을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와 연결해 공격하고 보완수사권 부활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이를 검찰개혁과 사법 시스템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정 원내대표가 사전투표제 전면 폐지와 본투표 기간 연장 검토까지 제안하면서 선거제도를 둘러싼 논쟁도 정기국회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이날 연설과 정치권의 반응은 단순한 여야 간 ‘말싸움’을 넘어 향후 정기국회의 정치적 구도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사법·경제·부동산·재정·안보정책을 ‘국정 실패’로 규정하며 강경 대여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은 국민의힘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성과 정책적 대안 없이 극단적인 정치 언어로 지지층 결집에만 나서고 있다고 맞섰다.
특히 정 원내대표가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고 선언하면서 전날 민주당이 제안한 개헌 논의에 사실상 빗장을 걸었다는 점에서 여야의 대치는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9일부터 국회 대정부질문이 시작되는 만큼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확인된 사법개혁과 개헌, 부동산·재정정책, 선거제도 등을 둘러싼 여야의 충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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