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용혜인, 자격 미달’ 반대 끝에 사퇴하자 일부는 복잡한 시선지명 14일 만에 후보직 내려놔 성평등부 인선 다시 원점…여성계, 지명 직후부터 보완수사권·전문성 등 문제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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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혜인 후보자가 출근길에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
그러나 용 후보자에 대한 논란은 의원직 겸직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명 직후부터 일부 여성단체와 여성계 인사들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용 의원의 입장과 성평등 정책 전문성, 과거 정치활동 등을 문제 삼으며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적절한 인물인지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했다.
여성계, 지명 직후부터 “장관 자격 미달”
가장 먼저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낸 곳 가운데 하나는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였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용 의원의 장관 후보자 지명이 발표된 직후 “성평등부 장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용 의원이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에 찬성했던 것을 문제 삼으며 성폭력 피해자와 법적 취약계층의 안전권을 책임질 장관으로 적합한지를 따져 물었다.
성평등가족부가 젠더폭력 피해자 보호를 주요 업무로 담당하고 경찰·법무부 등과 협력해야 하는 만큼 형사사법제도 개편에 대한 후보자의 인식 역시 장관 적격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라는 주장이었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진보정당으로도 번졌다. 양경규 정의당 대표 역시 이 대통령에게 용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피해자들의 우려에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환영했던 인사가 여성·소수자·피해자의 권리를 책임질 적임자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성평등 정책 전문성도 도마…과거 정치활동까지 논란 확산
여성계 일각에서는 용 의원의 성평등 정책 관련 의정활동과 전문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용 의원이 30대 여성 정치인이자 육아 경험이 있는 현역 의원이라는 점은 당초 새로운 세대의 성평등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 요인으로 꼽혔다. 반면 중앙·지방정부의 행정조직을 직접 운영한 경험이 없다는 점과 성평등가족위원회 소관 대표발의 법안 실적 등이 거론되면서 전문성 논란도 이어졌다.
후보자의 과거 정치활동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추가됐다. 과거 노동당에서 함께 활동했던 일부 인사들은 용 의원이 활동했던 조직의 여성·성폭력 문제 처리 방식 등에 대해 공개적인 설명과 평가를 요구했다. 기본소득당 측은 논란이 된 조직과 당은 관련이 없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이처럼 지명 초반에는 보완수사권 문제가 여성계 반발의 주요 원인이었다면 이후 의원직 겸직, 정치적 이력과 과거 활동 등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후보자의 적격성 문제로 쟁점이 확대됐다.
‘장관·비례대표 모두 유지’ 선택이 결정타
특히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장관직을 겸하겠다는 용 의원의 선택은 정치권뿐 아니라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논란을 키웠다.
법적으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이 가능하더라도 비례대표 의원이 장관으로 이동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하면 다음 순번 후보자가 의석을 승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두 자리를 모두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정치적·도덕적 논쟁이 벌어졌다.
민주당에서도 박선원 최고위원 등이 비례대표 의원이라면 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적절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는 등 공개적인 우려가 나왔다. 반면 겸직은 법적으로 허용돼 있어 이를 후보자 부적격 사유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존재했다.
용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도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고 있다며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결국 민주당으로부터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결단’을 요청받은 뒤 사퇴를 선택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결과적으로 기본소득당의 원내정당 지위와 비례대표 의석을 유지하려던 선택이 장관직까지 잃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소탐대실’ 평가도 나온다.
기본소득당은 아쉬움…여성계 일부는 복잡한 시선
기본소득당 입장에서는 당 대표이자 사실상 당의 가장 상징적인 정치인인 용 의원이 국무위원으로 입각할 기회를 잃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장관 취임이 무산되면서 성평등가족부와 산하기관을 이끌며 정책을 현실화할 기회 역시 사라졌다. 성평등가족부 산하에는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한국여성인권진흥원,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양육비이행관리원 등 성평등·가족·피해자 지원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된 기관들이 있다.
이에 따라 향후 후임 장관 인선은 부처 정책뿐 아니라 관련 공공기관의 정책 방향과 인적 구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여성계와 관련 시민사회가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용 후보자의 낙마로 향후 산하기관 인사를 둘러싼 기본소득당과 기존 여성계 사이의 긴장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현재까지 이를 공개적으로 밝힌 주요 여성단체의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여성계 전체의 반응으로 일반화하기에는 이르다.
김행·강선우 이어 용혜인까지…성평등부 반복되는 ‘인선 난맥’
여성계에서는 용 후보자 개인의 낙마 못지않게 성평등가족부 장관 인선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용 의원의 사퇴로 성평등가족부와 전신 여성가족부는 최근 수년간 김행, 강선우, 용혜인 후보자까지 잇따라 장관 후보자가 낙마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성평등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큰 데다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전문성과 도덕성, 정치적 상징성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인선에서는 더욱이 여성계 일부가 장관 후보자 지명 단계부터 공개적으로 ‘자격 미달’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후임자를 선택해야 하는 청와대의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용 의원의 사퇴 직후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정과 민생에 미칠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스스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를 위해 검증과 인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관심은 후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누가 되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젠더폭력 피해자 보호와 성평등 정책에 대한 철학, 여성·시민사회와의 소통 능력, 조직을 이끌 행정 경험 등을 두루 갖춘 인물을 발탁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용혜인 후보자의 지명 당시부터 반대 목소리를 냈던 여성계가 후임 인선에서는 어떤 기준과 요구를 제시할지, 청와대가 이를 얼마나 반영할지도 차기 성평등가족부 장관 인선을 둘러싼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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