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국민의힘 해산 요건 검토”…국민의힘 “야당 말살” 강력 반발김용민 의원 질의에 “취임하면 헌재 결정·관련 사건 살펴 요건 해당 여부 검토”...박충권 “검토할 것은 국민의힘 해산 아닌 본인 사퇴”[신문고뉴스] 김영남 기자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요건을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서면답변을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야 간 정면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14일 정치권 소식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보낸 ‘국민의힘 정당해산 청구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라는 서면질의에 “취임하게 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와 관련 사건 진행 경과를 면밀히 살펴 요건 해당 여부 등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가 정당해산을 매우 엄격한 요건 아래 허용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정당해산이 정당 활동의 자유에 대한 근본적 제약이라는 점에서 위헌성을 해소할 다른 대안이 없고, 해산으로 얻는 사회적 이익이 불이익을 넘어설 경우 가능하다는 취지의 헌재 판단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 제8조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정당해산은 통합진보당 사건에서 이뤄진 바 있으며, 이후 정당 활동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적용 요건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기본 입장이다.
국민의힘 “자신 검증하는 야당 해산 거론…국민에 대한 도전”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답변이 알려지자 강하게 반발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자신을 검증하는 야당의 해산을 거론했다며 “김 후보자가 검토해야 할 것은 국민의힘 해산이 아니라 본인의 후보직과 의원직 사퇴”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최근 국민의힘이 집중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신약 임상시험 승인 관련 의혹까지 연결해 김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자격을 문제 삼았다. 국민의힘은 지난주부터 해당 의혹을 고리로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와 자진사퇴를 요구해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김 후보자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의원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취소 문제에 이어 제1야당 해산 여부까지 거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할 테면 해보라”고 반발했다.
윤 의원은 특히 김 후보자가 민주당 내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의원 모임’ 공동대표였다는 점을 거론하며 법무부 장관 지명의 정치적 배경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도 신약 임상시험 관련 의혹과 공소취소 문제 등을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국민의힘 해산론은 김 후보자 답변 이전부터 이어져"
민주당은 이에 대해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론은 김승원 후보자의 이번 답변을 계기로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라며 "12·3 비상계엄 이후 국민의힘의 당시 대응과 윤석열 전 대통령 및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과의 관계를 문제 삼아 지속적으로 정당해산 가능성을 거론돼왔다."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이번 서면질의를 한 김용민 의원은 정당해산 문제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 문제에 대해 “정부가 정당해산청구를 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치권에서 동력과 논리, 힘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도, 민주당 내부 토론과 당원 의견 수렴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원은 앞서 방송 인터뷰에서도 정당해산 심판 청구는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면서, 관련 형사재판에서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확정된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사건 1심 판결 이후에는 민주당 내 정당해산론이 더욱 강해졌다. 당시 추미애 의원은 국민의힘을 향해 “해산돼야 할 정당”이라고 주장했고, 김용민 의원 역시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지 않을 경우 “정당 해산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도 당시 국민의힘을 “반국가단체”라고 비판하며 “해체가 답”이라고 주장하는 등 지도부 일각에서도 강경한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 역시 지난해 헌법재판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을 비호했으므로 위헌정당으로 해산해야 한다”며 통합진보당 해산 당시 헌재 판례까지 거론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은 윤 전 대통령 개인의 행위를 정당 전체의 행위로 귀속시킬 수 없다며 정당해산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성호 전 장관도 “수사 결과 따라 검토 가능”…정부 차원의 전례 있어
정부 측에서도 과거 국민의힘 정당해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답변이 나온 적이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특검 수사를 통해 국민의힘의 내란 동조 행위가 드러날 경우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를 검토할 것이냐는 질문에 “결과가 나온다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또 대정부질문에서도 정당해산심판 제도는 민주적 헌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러 사건의 진행 상황이 정리된 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폈다.
이런 흐름을 고려하면 김 후보자의 이번 서면답변은 여권에서 이어져온 정당해산론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실제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위치에서 “요건 해당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점에서 정치적 파장이 더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민석 “김승원 지킬 것”…여권, 후보자 방어에는 총력
다만 14일 현재 검색된 공개 발언 가운데 김 후보자의 ‘국민의힘 정당해산 검토’ 답변 자체를 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새롭게 공식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낸 사례는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여권 지도부는 최근 김 후보자에 대해선 강한 방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김 후보자를 두고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판단된다.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정당해산 발언에 대한 직접 평가라기보다는 최근 제기된 각종 의혹과 인사청문 정국 전반에 대한 당 지도부의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한동훈 의원 등이 제기한 신약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이미 장기간 수사를 거쳤지만 기소되지 않은 사안을 다시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김동아·김기표 의원 등은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의혹과 증인 요구를 ‘한동훈식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김 후보자를 엄호했다.
15일 청문회서 ‘정당해산’ 새 쟁점 부상 전망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김승원 후보자가 실제로 국민의힘 해산을 ‘결정’하거나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느냐에 있다. 확인된 서면답변만 놓고 보면 김 후보자는 해산 추진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취임 후 헌법재판소 판례와 관련 사건의 진행 상황에 따라 법적 요건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은 정부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는 자리인 만큼, 야당은 후보자가 제1야당을 해산심판 대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것 자체가 정치적 중립성에 어긋난다고 공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민의힘의 책임 여부가 사법적으로 확인될 경우 정당해산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미 상당 기간 이어져온 만큼, 김 후보자의 답변을 ‘헌법상 절차에 따른 원론적 검토’라고 방어할 가능성이 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5일 김승원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인 가운데, 기존의 신약 임상시험 승인 관련 의혹과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공소취소 논란에 더해 ‘국민의힘 위헌정당 해산 검토’ 문제가 새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앞서 법무부 운영 방향과 관련해 헌정질서를 굳건히 지키고 공정한 법 집행을 실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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