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미투자 비공개 보고 녹취·유출 규탄…“국익 훼손 범죄, 즉각 고발”민주당 “한미 협상 세부 내용 언론 유출 국회법 정면 위반...산업 스파이와 같은 행태, 스스로 자격 버리는 것, 유출자가 국회의원이면 의원직 내려놔야””[신문고뉴스] 김영남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대미투자 관련 국회 비공개 보고 내용이 녹취돼 외부로 유출된 사건을 ‘국익 훼손 범죄’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고발과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을 예고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한미 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협상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것은 국가의 협상력을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국회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중대한 범법 행위가 발생했다”며 “국회에서 진행한 비공개 정부 보고가 불법으로 녹취됐고 그 내용이 언론에 유포·보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대미투자 관련 현안을 비공개로 보고했다. 대미투자 사업은 지난 6월 시행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전략적투자의 운영 및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추진되고 있으며, 법은 일정한 대미투자 사업에 대해 미국과 협의를 개시하기 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 산중위원들은 이번 보고가 한미 간 협의 조건을 비롯해 대외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제한된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회의가 끝난 뒤 비공개 보고 내용이 담긴 녹취 내용이 기자단 등에 유포됐고, 이후 대미투자 사업의 세부 협상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는 것이 민주당 측 주장이다.
실제로 전날 언론에는 대미투자 사업과 관련해 미국 내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지분 및 의결권 문제를 비롯해 투자금 송금 시점,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투자 및 지분 조건 등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보도됐다. 당시 보도는 비공개 보고에 참석한 야당 소속 산중위 관계자의 설명을 인용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국회법 위반이자 국가의 대외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누가, 무슨 의도로 국회의 비공개회의를 녹취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정쟁이나 개인적 목적을 위해 국가 간 협상 내용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주당은 비공개 보고 제도의 취지가 정부와 국회가 국익과 국민 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을 외부 공개에 따른 위험 없이 책임 있게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내용이 외부로 유출되는 일이 반복될 경우 정부가 국회에 민감한 협상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국회의 정부 견제와 감사 기능까지 약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 산중위원들은 “국익과 국가안보 앞에는 여도 야도 없다”며 관련자를 즉각 고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어 불법 녹취와 유포에 관여한 당사자를 끝까지 추적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만에 하나 불법 녹취 및 유포자가 국회의원으로 밝혀진다면 의원직을 즉시 내려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대미 협상 경과와 결과를 담은 비공개 보고 내용을 녹취해 언론에 전달했다면 “산업 스파이”와 같은 행태라며, 국익과 전략적 판단은 물론 상대국이 존재하는 협상 사안을 유출한 것은 국회 스스로 정부의 충분한 설명을 요구할 자격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취지로 지적했다.
김 대표는 특히 이번 사안을 단순한 여야 정쟁의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 신뢰와 국가 협상력의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소속 정당 차원의 자정과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비공개 자료를 입수해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국익이 걸린 외교·통상 현안에서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번 유출 사건에 대한 법적 대응과 별도로 유사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국회 차원의 제도적 대책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비공개회의 녹취 여부와 자료 관리, 참석자 보안 의무 등 국회 내부의 비공개 보고 관리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미전략투자법은 대미투자 후보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과 국가안보·공급망 안정 등 전략적 고려사항을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행령은 대미투자를 한국이 전략적 산업 분야에 투자하기로 약정한 2천억 달러 규모의 투자로 규정하고 있어, 향후 개별 사업의 투자 조건과 수익성, 국익 확보 방안 등을 둘러싼 국회의 검증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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